국제 유가가 7주 만의 최저치로 내려앉으며 시장에 잠시 안도의 한숨을 불어넣었습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군사적 긴장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걷힌 결과입니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연준(Fed)의 금리 인하를 앞당기는 ‘결정적 한 방’이 될 수 있을까요? 시장이 진짜 주목하는 변수는 따로 있었습니다.
안도의 한숨 돌린 시장, 유가 하락의 배경
최근 시장을 짓눌렀던 가장 큰 불확실성 중 하나는 단연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였습니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서로 공격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가는 즉각 반응하며 7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전쟁 프리미엄이 빠르게 사라진 셈입니다. 이 소식에 뉴욕 증시도 기술주를 중심으로 반등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투자자들은 유가 하락이 운송비, 생산비 전반에 영향을 미쳐 인플레이션을 둔화시키는 선순환을 기대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런데 왜 시장은 마냥 환호하지만은 못하는 걸까요?
‘조용한 시장’이 더 무서운 이유
표면적인 안정 뒤에는 여러 변수가 숨어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현재의 유가 하락은 구조적인 수요 감소나 공급 과잉이 아닌, ‘일시적 충돌 완화’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홍해의 후티 반군 위협이나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감 같은 근본적인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한마디로 ‘시장의 평온함이 오히려 수많은 미지수를 가리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외부 충격’에서 다시금 경제 펀더멘털, 즉 인플레이션 데이터와 연준(Fed)의 입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국면입니다.
진짜 게임은 지금부터, 시선은 CPI로
투자자들에게 유가 하락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이것만으로 투자의 방향을 결정하기는 이릅니다. 이제 시장의 모든 시선은 이번 주 발표될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향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컨센서스는 연간 인플레이션율을 4.2% 수준으로 예상하며, 여전히 Fed의 목표치인 2%와는 거리가 멉니다. 최근 견조한 고용 데이터가 발표된 이후 골드만삭스 같은 투자은행은 ‘올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즉, 유가 하락이라는 호재가 나와도, 근원적인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다면 Fed의 매파적 스탠스는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입니다. 유가 안정은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닌 셈입니다.
결론적으로, 최근의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얻은 ‘작은 승리’일 뿐, 전쟁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진짜 승패는 이번 주 발표될 CPI 데이터와 그에 대한 Fed의 반응에서 갈릴 것입니다.
